내 가슴 속에 언제나 신품 복사기 한대가 있다.
감사의 큰 제목 중에 하나다.
내가 효자제일교회에 부임하던 1997년 8월이다.
그 당시 현재의 새가족실인 구 사택은 너무 비좁고 불편해서 나의 서재가 있을 곳이 없어 현재의 식당 30평 중에 10평을 칸막이로 막아서 5평은 서재로 사용하고 5평은 부엌으로 사용할 때다.
모기는 귀찮게 달려들고 날씨는 더운데 식당옆 좁은 서재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밤8시경이었다.
000집사(지금은 장로)님이 무엇을 하나 가슴에 안고 오셨다.
집사님 무엇입니까?
칼라 복사기입니다.
그 때에 나는 칼라가 아닌 검은색 잉크젯트로 주보를 만들고 있었다.
나에겐 너무 좋은 선물이었다.
아니 정말 갖고 싶은 환상적인 선물이었다.
그런데 곁에 계신 모 집사님(지금은 장로)이 칼라보다 일반 잉크 레이져 복사기가 편하다고 했을 때에 아무 말도 없이 들고가서 대리점에 되돌려 주고 말았다.
그 말 한마디에 두분은 이렇고 저렇다는 설명도 한마디 대화도 없이 내가 갖고 싶어하던 칼라복사기는 되가져가고 말았다.
그 당시 나의 감정은 이상했다.
그 분은 언제나 말없는 사나이,
변함없는 사나이로 부르고 있다.
그 때만 해도 우리 모두가 가난하고 어렵고 외롭고 무슨 일을 하더라도 무너진 현실에서 딛고 일어서야 하는 우리의 현실에서 칼라복사기는 나에게 환상적인 선물이었다.
000 장로님!
참으로 감사해요! 전화 한통 없이 적막한 서재 문을 불숙 열고 불쑥 나타나서 칼라복사기를 안고 오셨던 그 때 그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고 감사해요
000 장로님!
그 칼라복사기를 테이블에 얹어보지도 못하고 되가져 가게 하셨던 000 장로님
감사해요!
만약 그 때에 그 복사기에 대하여 되가져갈수 있는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그 복사기는 10년 전에 고물이 되어 버렸을 텐데 그 말 한마디 때문에 그 복사기는 아직도 내 가슴 속에 신품 복사기로 남아 있다오.
17년 간 조용하면 만져 보는 칼라복사기!
테이블에 앉아서 일하다가 피곤하면 상상해 보는.. 언제나 신품 칼라복사기!
그 때 그 당시 칼라 복사기라는 말 한마디에 가슴이 짜릿했던 그 감정이 사용해보지 못한 미련 때문에 지금도 그 짜릿한 행복의 감정이 그대로 추억속에 머물러 있어 감사해요
감사해요
사가져 오신 000도 감사하고
되가져 가게 하신 000도 감사해요
000 장로님!
언제나 신품 복사기로 가슴 속에 간직할게요
새벽예배를 마치고
17년 전을 되돌아 보며
그 때 나에겐 환상적인 목회선물이었던
칼라 복사기를 어루만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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